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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어둠 속에서 살아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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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Published: 2022-07-18T23:35:14.000Z
- Updated: 2022-07-18T23:35:14.000Z
- Author: 이요셉
- Tags: OneDay, #wp, #wp-post, #Import 2026-08-24 23:54

특별한 날, 축사를 부탁받고는  
순간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.  
나는 사람들 앞에 서서  
이야기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입니다.  
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 
한 번은 앞에 서서  
마이크를 잡고 서있다가 결국 아무 말을  
못한 적도 있습니다.  
그래서 당시 언어장애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.  
⠀  
그 뒤로 마이크를 잡을 일이 많아졌습니다.  
어려운 자리에서 사람들 앞에  
이야기를 할 때마다  
나는 이렇게 마음먹고는 합니다.  
"나는 최선을 다해서  
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야."  
⠀  
최선을 다한다는 말이  
누군가에게는 어떤 말을  
설득력 있고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이지만  
나에게 최선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.  
대신 그 자리를 피하거나  
도망하지 않겠다는 결심입니다.  
⠀  
피하고 싶은 자리,  
면하고 싶은 상황에서  
나는 최대한 아무 생각도  
하지 않음으로써 그 자리를 지키려 했고  
도망치지 않으려 했습니다.  
⠀  
그런 면에서  
이 책을 읽으며 많이 놀랐습니다.  
축사를 말해야 했던 특별한 날은,  
다름 아닌 출간기념일이었습니다.  
⠀  
7 명의 수용자 자녀들이  
수용자 자녀로 살아간  
시간을 담아 책을 펴냈습니다.  
<어둠 속에서 살아남다>라는 제목에서  
알 수 있듯 책의 내용은  
아이들의 생존기에 가깝습니다.  
추천사에도 적었지만  
한 번에 다 읽을 수 없을 만큼  
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 
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.  
⠀  
나는 두려움 앞에  
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 
무진 애를 썼는데  
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 
고통스러운 순간을  
다시 불러 세워서 직면하다니.  
지난 아픔 앞에 다시 서서  
그 시간을 들여다본  
아이들의 용기에 놀랐습니다.  
⠀  
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.  
"어떤 불행은 나눌 수조차 없다."  
이 말처럼 부모님이 수감된 후  
아이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 
비밀을 혼자 간직한 채 속 깊은 연기를  
해야만 했습니다.  
대단하고 멋진 인물이 아니라  
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는  
사람처럼 보이려는 처절한 연기를 했습니다.  
⠀  
출판기념일에 아이들이 작가가 되어서  
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 
들려주는 것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  
⠀  
'이 이야기는  
물론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 
자신을 위할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 
빛과 길이 되어 주겠구나.  
⠀  
나눌 수조차 없는 불행이라 생각해서  
어두움 속에 머물러 있는 누군가에게  
이들의 용기는 길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.  
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 
생존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,  
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 
빛을 비춰줄 수 있겠구나.'  
⠀  
상처가 가득했던 시간은  
또 다른 상처 입은 자를  
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  
그래서 아이들의 용기는  
신음하는 누군가에게  
숨 쉴 구멍이, 걸어갈 길이,  
작은 빛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.  
⠀  
<노래하는풍경 #1401 >  
⠀  
#특별한날 #수용자자녀작가님들  
#어둠속에서살아남다 #출판기념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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