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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온기 가득 식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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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Published: 2023-02-23T22:00:00.000Z
- Updated: 2023-02-23T22:00:00.000Z
- Author: 이요셉
- Tags: TheRoad, #wp, #wp-post, #Import 2026-08-24 23:54

"나는 김말이가 맛없으니까  
이건 아빠가 먹어요."  
⠀  
김말이를 먹고 난 후  
남은 개수가 홀수라서  
아내와 내가 절반을 나눠먹는 것을 보고  
소명이가 자기 것을  
내게 건네주며 말했다.  
⠀  
"소명아, 그때는 김말이가  
맛없다고 하는 게 아니라  
좋아하지 않으니까  
아빠가 먹어요.라고 말하는 게 좋아."  
옆에서 누나가 소명이의 말을  
고쳐 주었다.  
⠀  
영문을 모르는 소명이에게  
다시 설명해 줬다.  
"너의 의도는  
아빠에게 네가 가진 김말이를  
양보한다는 좋은 마음이었지?  
그런데 김말이가 맛이 없다고 말하면  
음식을 준비한 사람의 마음을  
의도치 않게 속상해질 수 있다는 말이야."  
⠀  
나는 청년이 되고  
한참 자란 후에 이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.  
어느 날, 선교사로 떠나 있던 선배가  
내게 작은 봉투를 내민 적이 있었다.  
나는 그 봉투를 받기가 미안해서  
몇 번을 사양하다가 장난으로  
무마하려고 이렇게 말했다.  
⠀  
"자꾸이려면.  
집에 가져가서 찢어야겠다."  
⠀  
조금 엉뚱한 말이었지만  
당시는 알지 못했다.  
내가 엉뚱한 아이였으니까.  
⠀  
다음 날,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.  
밤새 고민했다며.  
왜 내 봉투를 찢는다고 말했을까?  
내 봉투가 더럽거나 수치스러웠을까?  
⠀  
아차. 싶은 마음에  
급히 그렇지 않은 내 마음을 설명했다.  
언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?  
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상대에게도  
동일한 뜻으로 통용될까?  
내게 익숙한 언어는 태어날 때부터  
그 뜻을 품은 게 아니다.  
사과를 보고 사과라고 말하지만  
다른 세계에서는 다른 말로 불린다.  
⠀  
상대를 위한다고 말하지만  
내가 전하는 말로는  
내 마음을 상대에게 전하지 못한다.  
말에, 마음까지 담지 않으면.  
⠀  
<노래하는풍경 #1492 >  
⠀  
⠀  
#길말이 #나눠준소명이의마음 #고마워  
#말에마음을담아 #육아를배우다  
 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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