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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조금 서툴다해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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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Published: 2016-04-19T23:39:18.000Z
- Updated: 2016-04-19T23:39:18.000Z
- Author: 이요셉
- Tags: Brunch, 갈릴리, 서투름, 해군, #wp, #wp-post, #Import 2026-08-24 23:54

**저는 해군 출신입니다.**  
일년은 꼬박 바다 위에서 배를 타고 다녔죠.  
해군은 항해를 나갔다 돌아오면  
배가 소금물에 부식되지 않도록  
가장 먼저 군함을 정비하는 일을 합니다.

이 일을 소위 ‘깡깡이’라고 하는데  
배가 출항하고 귀항할 때마다  
매번 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 
해군을 나오면 다들 망치질과 페인트칠의  
도사가 되기 마련입니다.  
**하지만 전, 일년이나 배를 타고도** 
**끝까지 페인트칠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.**

![dfdf](https://cdn.synaps.media/loven/content/images/lovenphoto-com/wp-content/uploads/2016/04/dfdf.jpg)

제가 붓을 잡으면 다 엉망이 되어버리기  
때문에 언제나 다른 일이 맡겨지곤 했죠.  
다림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 
해군 수준의 까다로운 복장점검이라면  
다림질에 능해야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 
전 선임들이 대신 옷을 다려줄 정도로  
다림질에도 서툴렀습니다.

군대를 제대하고, 대학을 복학한 후에도  
**여전히 전 잘하는 것도,** 
**제 마음을 떨리게 하는 일도 찾지 못했습니다.**  
내가 쓴 편지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서  
친구들에게 ‘외계 편지’라 불리었고,  
숫기가 없어 사람들 앞에 나서지도 못했으며,  
말도 잘 못해서 ‘언어장애’라는  
별명까지 붙었습니다.

![2003-06-13 05-13-50-1187](https://cdn.synaps.media/loven/content/images/lovenphoto-com/wp-content/uploads/2016/04/2003-06-13-05-13-50-1187.jpg)

**전공도 흥미가 없고, 진로는 불투명했습니다.**  
유일한 취미는 사진이었지만,  
색약인 전 사진에 대한 확신과  
정체성을 갖지 못했습니다.

**‘내가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뭘까?** 
**그런 게 과연 있기나 한 걸까?’**

이런 질문과 방황은 그 후로도  
계속되었습니다.

십여 년이 흘러,  
어느새 전 한 아내의 남편이,  
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습니다.

저녁 준비를 위해 메추리알 껍질을 까는  
아내를 도우려 옆에 앉았지만  
제가 손대는 것마다 엉망이 되고 맙니다.  
**아직도 전 잘하는 게 없습니다.** 
**아직도 서툰 것투성이입니다.**

![DSC_4732-편집](http://lovenphoto.com/wp-content/uploads/2016/04/DSC_4732-%ED%8E%B8%EC%A7%91.jpg)

![DSC_4733-편집](http://lovenphoto.com/wp-content/uploads/2016/04/DSC_4733-%ED%8E%B8%EC%A7%91.jpg)

하지만 이제는 압니다.  
**이런저런, 크고 작은 서투름 때문에** 
**우리 인생이 실패로 이어지지는** 
**않는다는 것을요.**  
이런 것들은 그저 말 그대로  
‘조금 서툰 것들’에 불과합니다.

한 사람의 인생이 실패하는 것은  
크고 작은 서투름 때문이 아니라,  
**그런 자신을 놓아버리고,** 
**절망해버린 자신의 마음 때문은 아닐까요?*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