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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정말 두려워 하는 것
- URL: https://loven.synaps.media/22077/
- Published: 2022-12-28T21:51:00.000Z
- Updated: 2022-12-28T21:51:00.000Z
- Author: 이요셉
- Tags: TheRoad, #wp, #wp-post, #Import 2026-08-24 23:54

올려도 될까?고민했던 사진이 있습니다.  
글로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 
사진 한 장 보여주는 게 더 이해가  
빠를 때가 있으니까요.  
⠀  
앞서 말한 문제의 사진은  
내용물이 가득 차 있는  
주사기 세 개가  
놓여 있는 두 번째 사진입니다.  
⠀  
올해는 참 많이 아팠던 해였습니다.  
몸이 이렇게 아플 수  
있을까 싶을 정도였지요.  
아픈이들을 어느때보다  
많이 생각하고 기도했던 시간이었습니다.  
⠀  
통증의 절정은 통풍이었습니다.  
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뜻의 통풍(痛風)  
대부분 엄지발가락인데  
저는 무릎에 통풍이 왔습니다.  
⠀  
극심하게 아팠지만 동시에 첫 경험이라  
모든 게 신기했습니다.  
아픈 다리 힘만으로는  
덮고 있던 이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 
손으로 이불을 걷어 내거나,  
나머지 다리를 동원해서 용을 써야지만  
겨우 이부자리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.  
⠀  
매 끼니마다  
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을뿐더러  
(생선이나 고기류뿐 아니라  
심지어 시금치나 버섯류도  
먹지 못할 음식이었습니다)  
⠀  
퉁퉁 부은 다리를 질질 끌고  
병원에서 주사기로 무릎에 가득 찬 물을  
빼내기를 이틀마다 반복했습니다.  
⠀  
그 시간을 보내면서 처음으로  
앞으로 걷지 못하겠다는 생각과  
사진을 더 이상 찍을 수 없을 것 같다는  
생각을 했습니다.  
⠀  
아픈 시간을 보내면서  
가장 의미 있었고  
감사했던 일은 내가 정말로  
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 것입니다.  
내가 생각해 온 가치들은  
실제 경험으로 맞닥뜨린 후에야  
비로소 관념의 옷을 걷고 마음의 실체를  
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.  
⠀  
더 이상 다리를 쓰지 못하겠다는 것을  
마음으로 받아들였을 때도,  
더 이상 사진을 찍지  
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도  
그 사실이 나를 두렵게 하지 못했습니다.  
아쉽거나 안타까울 수 있지만  
내 영혼을 흔들지는 못했습니다.  
⠀  
나를 정말 두렵게 하는 것은  
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.  
주님과의 관계가 단절된다고 느꼈을 때,  
가까운 이의 아픔이나 절망 앞에서  
무능력한 채로 과정을지켜보아야 할 때..  
⠀  
그동안 손에 잡히지 않았던 생각이  
알갱이처럼 분명하게 그려져  
내 마음에 새겨진 시간이었습니다.  
⠀  
<노래하는풍경 #1461 >  
⠀  
⠀  
#버라이어티했던한해#감사했던순간들  
#요기까지1편 #틈날때2편이어써볼게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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